릴리 에버하트의 일기 4

섬 변두리에는 어떤 팰 무리가 사는 작은 섬이 있어요.
그 팰들은 신기하게도 본섬 쪽에서는 살지 않아요.
특수한 환경에서만 성장한다든가, 혹은 본섬에 천적이 있다든가, 아니면 단순히 바다를 건널 수 없다든가…
정확한 이유는 알 수 없지만, 어쨌든 보호해야 할 대상임에는 분명해요.
혹시라도 밀렵단이 그 작은 섬에 아지트를 건설해 그 팰들을 남획한다면… 상상만 해도 정말 끔찍해요.
그 섬을 방문할 때마다 팰의 숫자가 줄어드는 모습을 보면, 이대로 가다간 멸종해 버릴지도 모른다는 걱정이 들어요.
우리가 나서서 지켜줘야 하지만 지금은 이 숲을 지키는 것만으로도 벅차요.
그래서 분하지만 팰파고스섬 자경단에게 협력을 요청해 그 팰들을 지켜달라고 했죠.
앞으로 그 작은 섬은 사냥 금지 구역으로 지정되어, 침입한 인간은 이유를 불문하고 처형당하게 돼요.
일을 맡긴 만큼 돈을 건네줘야 하지만, 팰을 지켜야 하니 어쩔 수 없죠.
제 부하들이 어딘가에서 금화를 많이 벌어오니 그걸로 충당하면 될 거예요.
한편으로는 그만한 거금을, 단지 밀렵단의 자금을 빼앗는 것만으로 구할 수는 없겠다는 생각은 들지만요…