비에른 셀릭손의 일기 1

정녕 찾아오는지도 모를 |그때|를 기다리며
오로지 강한 힘을 추구하며 살아왔다.
단 한 번이라도 의문을 가졌던 적이 있는가?
없다.

다행히도, 헛되게 늙어 죽는 결말은 피할 수 있게 된 듯하다.
|그자|는 반드시 이곳에 도달할 것이다.

오래전의 현자들은 예지를 증명하고자
그리고 일시적인 평화의 초석을 세우고자
섬 곳곳에 탑을 세웠다.

바로 지금 동란을 일으키려는 |그자|의 눈에도
탑이 확실하게 보일 것이다. 역설적이기 짝이 없다.

그게 안 좋은 것일 뿐인가?
아니다.

탑은 보기 싫다해도 눈에 들어오기에
이것에 내포된 경계의 의미를 잊지 않게 해 준다.

이름 모를 수많은 백성을 위해
이름 모를 외지인을 죽인다.

난 짊어진 책무를 다할 것이다.